디자인이나 가격·상품은 경쟁자가 쉽게 모방·복제
가장 중요한 생존 전략은 의미와 깊이에 대한 고집
콘텐츠의 깊이 더 할수록 충성스러운 고객도 늘어
가장 중요한 생존 전략은 의미와 깊이에 대한 고집
콘텐츠의 깊이 더 할수록 충성스러운 고객도 늘어
마찬가지로 시장 변화가 격심할수록 창업가가 자신의 사업에 부여하는 '의미'는 변화의 복잡성을 단순하게 만드는 요소일 수도 있다.
의미는 상품이나 가격, 서비스를 넘어서는 형이상학적 요소다. 디자인, 가격, 상품 등 어떤 차별화도 경쟁자의 모방과 복제로 금방 경쟁 우위를 잃는 시대에는 '의미'를 기반으로 하는 '깊이에 대한 고집'이 생존을 위한 중요한 전략이다. 외부에서 강요당하는 깊이가 아니라 사업가가 확고하게 품고 있는 '깊이'란 다름 아닌 사업의 본질에 대해서 끊임없이 묻고 그 답을 추구하는 태도다. 그것이 성공할 때 외부의 숱한 변화 흐름에 든든하게 버틸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한 번에 한 팀의 고객만 받는 1인 레스토랑은 '의미'와 서비스의 '깊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최초의 원테이블 레스토랑인 '인뉴욕'은 '환대산업'인 외식업에서 서비스의 깊이를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수제맥주는 다양성을 기반으로 맥주가 가진 깊이와 본질을 더욱 집요하게 추구하는 업종이다. 스페셜티 커피업종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커피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문화를 제대로 향유하게 하는 것이 스페셜티 커피 사업자들이다.
진화하는 에스닉푸드 전문점들은 해당 국가의 음식을 넘어서 그 나라의 문화와 경험까지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거추장스러운 치장을 버리는 대신 본질을 강화하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의미'와 '깊이'를 추구하는 사업체들의 특징이다. 수제맥주전문점인 '생활맥주'는 다양한 포스터와 슬로건을 통해 고객들에게 끊임없이 술문화의 본질을 환기시키고 있다.
독서클럽을 활성화하면서 저자 강연회를 여는 등 단순히 책을 파는 장소가 아니라 책을 둘러싼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서점도 마찬가지다. 서울 강남에 있는 최인아책방은 도서 추천과 멤버십 서비스, 개인 서재공간 대여 등을 통해 책의 본질을 탐구한다. 경기도 분당 정자동에 있는 '좋은날의책방'은 스터디와 독서모임 활성화, 사물함 설치 등으로 독서문화의 본질을 파고든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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